연준 케빈워시 잭슨홀 금리인상 FO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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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잭슨홀 연설, 9월 금리인상 확률을 20%포인트 넘게 끌어올렸다


다들 트럼프가 금리를 낮춰줄 사람을 앉혔다고 생각했다. 케빈 워시는 원래 그런 자리였다.

트럼프는 지난 1월 30일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다. 파월이 낮은 금리 정책을 충분히 밀어붙이지 않는다고 몇 년째 불만을 쏟아내던 트럼프에게, 워시는 인공지능발 생산성 향상이 인플레이션 없이도 성장을 떠받칠 수 있다고 주장하던 인물이었다. 상원 인준은 역대 연준 의장 중 가장 표차가 좁았던 54대 45로 5월 13일 통과했고, 워시는 5월 22일 파월의 뒤를 이어 정식 취임했다.

워시 잭슨홀 연설, 예상과 달랐다

그런 워시가 8월 28일 잭슨홀에서 취임 100일 만의 첫 대형 연설에 섰다. 결과는 트럼프의 기대와는 결이 달랐다. 워시는 이번 여름 PCE·CPI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근원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못박았다.

실물 지표를 근거로 들었다. 설비투자가 최근 네 개 분기 동안 9% 늘었고, 이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서 나왔다고 짚었다. 물가와 관세 충격에도 실질 소비지출은 같은 기간 2% 넘게 늘었고, S&P500 기업들의 이익률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는 식지 않았는데 물가만 더디게 잡히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9월 인상 확률, 반나절 만에 35%에서 56%로

시장은 이 조합을 매파로 읽었다. CME 페드워치 기준 9월 15–16일 FOMC에서 금리를 올릴 확률은 연설 전날 35%대였던 것이 28일 장중 발표 직후 46%대로, 오후로 갈수록 56%까지 뛰었다. 2년물 국채금리는 같은 날 장중 6.6–8bp 오른 4.29–4.31%로 한 달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10년물은 4.67–4.7%대, 달러인덱스는 0.4% 오른 99.5대를 기록했다. 정작 나스닥과 S&P500도 같은 시간대 0.4–0.6% 올랐다. 인상 가능성이 커졌는데 주가도 같이 오른 건, 이번 인상이 경기 침체가 아니라 강한 성장을 근거로 한다는 해석이 먼저 퍼졌기 때문이다.

워시가 실제로 매파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 그는 이번에도 명시적 가이던스나 반응함수를 내놓지 않았다. 내비 페더럴 신용조합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헤더 롱은 “9월 당장 인상이 나오긴 어렵고, 10월이나 12월쯤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일부 시장 참여자는 “실질적인 내용 없이 워시 특유의 화법만 반복됐다”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확률이 반나절 만에 20%포인트 넘게 뛴 건 시장의 해석이 급하게 쏠린 결과일 수 있고, 다음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되돌아갈 여지도 남아 있다.

정치적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에도 재무장관을 거치던 관례를 깨고 워시와 직접 소통해왔다. 동시에 트럼프 진영은 연준 이사 리사 쿡 해임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자신이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앉힌 의장이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은 트럼프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조합이다.

재무부 변수까지 겹친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지난주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9월 9일부터 회당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국채 금리를 눌러보려는 재정 당국의 움직임과,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워시의 발언은 방향이 어긋난다. 재무부와 연준이 같은 채권시장을 서로 다른 쪽으로 미는 모양새다.

9월 4일 고용, 11일 CPI, 16일 FOMC

그래서 확인할 지점은 연설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나올 숫자다. 9월 4일 발표될 8월 고용보고서와 9월 11일 나올 8월 CPI가 FOMC 회의 전 마지막 두 개의 큰 변수다. 두 지표가 모두 강하게 나오면 9월 인상 논의는 현실적인 선택지로 남고, 반대로 고용이 눈에 띄게 식으면 워시의 매파 발언은 립서비스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안 주겠다던 워시의 화법은, 역설적으로 시장이 알아서 매파적으로 해석하게 만드는 또 다른 신호가 됐다. 채권이나 금리에 민감한 자산을 들고 있다면 9월 FOMC를 하루짜리 이벤트로만 보지 말고, 9월 4일과 11일, 16일을 체크포인트 세 개로 나눠 대응 계획을 짜두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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